2008년 2월 22일 금요일

품바 -사라져가는 낯섦-

품바란 가진 것 없는 허(虛), 텅 빈 상태인 공(空), 도를 깨달은 상태에서의 겸허함을 의미한다고 하며, 구걸할 때 '품바'라는 소리를 내어 '예, 왔습니다. 한푼 보태주시오. 타령 들어갑니다.' 등의 쑥스러운 말 대신 썼다고들 한다.
또 한자의 '품(稟)'자에서 연유되어 '주다', '받다'의 의미도 있다. 또 다른 의미로 품앗이, 품삯 등에 쓰이는, 일하는 데 드는 수고의 의미인 '품'에서 연유했다고도 한다. 품바에 함축된 의미는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며, 타령이 처음 시작할 때와 끝날 때는 반드시 '품바'라는 소리를 내어 시작과 끝을 알렸다. – 두산백과사전-

모란재래시장의 한 귀퉁이로 물러선 품바는 사람들로 에워싸여져 있었다.
너무 취한 노인들이 귀빈석에서 무대를 들락거리고, 중년의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병풍을 쳤다.
간혹 진지한 얼굴의 젊은 분들이 그 틈새에서 자신의 블로그를 위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공연예술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로 쥐어진 티켓은 아니지만, 이 거리공연은 우연과 사고로 사건을 만들기 충분한 실험예술이었다.
억지춘향으로 엿을 사먹고 쳐다보니 품바와 품바에게 놀림을 당하는 관객모두 한데 어울려 있었다.
취한 노인의 들락거림에 품바언니는 대 놓고 쌍욕을 해대기도 했지만 다들 키득키득거릴 뿐 이었다.
“저 놈 지갑에서 돈이 나오는 것을 못 봤어요. 맨날 저렇게 꺼냈다 집어넣다 놀려 먹지…. 옜다 엿이나 먹어라!”
“내가 여기서 엿 팔아도 너보다는 잘살아, 저기 동구밖에 나가면 내가 사 논 땅이 천 평이야. 그 게 안 팔려서 그러지.”
노을로 조명이 붉어지자, 품바들이 가져 나온 엿이랑 음반은 대충 팔려나가고, 밑천이 떨어지기 전에 앙코르 없이 서둘러 짐을 챙겼다.
품바의 거친 입담과 장단은 사람구경을 나온 사람들을 삼류드라마 주인공으로 둘려 입혀 촌극을 만들어 웃음을 자아낸다.
한바탕 웃고 나면 뚝 떨어진 저녁기온에 온몸에 한기가 들어섰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진 엿들은 더욱 단단해져 작은 돌마냥 덜그럭거리고, 촌극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인생극장에서 결코 주인공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인지 어깨들이 축 쳐져 있다.

2008년 2월 13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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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23868, originally uploaded by pan.park.

festival test

2008년 2월 1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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